함평을 가로지르는 함평천과 함께 기산 영수(箕山映水)로 불리며 오래전부터 자연경관을 대표해온 기산봉 둘레길이 오늘의 여행지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부근을 들머리로 정하고 주차를 합니다. 가파른 길을 조금 오르다 보면 기산정 유래가 적힌 등산로 이정표가 보입니다. 기산지절, 기산지지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잠시 읽어보며 의미를 되새깁니다.
다시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좌측으로 꺾어 올라 기산봉으로 향하게 됩니다. 우리는 잘 정비된 숲길을 따라 걷습니다. 걷다 보면 운동기구가 있는 쉼터와 목교도 나타납니다. 힐링 숲길이 잘 정돈되어 있어 걷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숲길 중간에는 작은 찻집 같은 쉼터도 있습니다. 배낭에 담아온 커피를 꺼내 앉아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한 잔 마시니, 여느 카페 못지않게 좋습니다. 잠시 담소를 나눈 뒤 신우대 밭길을 따라 이어진 숲길을 걷습니다.
목교로 이어진 길은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종점까지 0.2km 남은 지점은 조금 가파르지만, 오르락내리락하며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기산봉 힐링숲길은 왕복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이정표를 따라 등산로 방향을 선택합니다. 갑자기 가파른 길이 이어지지만 천천히 숨을 고르며 올라갑니다. 중간에는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있어 잠시 물 한 모금 마시며 함평 시내를 내려다봅니다.
산길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좋습니다. 서너 명이 함께라면 더 좋고, 가족이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걷는 이 시간이 소소하지만 참 편안합니다.
함평에 자리를 잡고 나서 느끼는 작은 행복이 이런 것들입니다. 높지 않은 산길을 오르내리며 걷고 쉬는 일상, 그것이 생각보다 큰 만족이 됩니다. 그래서 이 야트막한 산이 있는 함평이 좋습니다.
정자에 도착해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물을 마신 뒤 내려오는 길을 택합니다. 처음 올라왔던 계단 대신 다른 길로 내려옵니다. 적당히 걷고 내려오는 이 기산봉 둘레길은 참 편안한 나들이입니다.